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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화. 대정국의 숨겨진 신선 (1) “껍데기를 또 바꾸었군요?” 계연은 더는 장안법을 써서 눈을 숨기지 않으며 말했다. 계연의 잔잔하며 탁한 회백색의 눈은 깊은 심연과 같았다. 법안이 완전히 열리자 초명재 몸속의 감추어진 마기(魔氣)가 혼백과 결합하여 요동치는 것이 계연의 법안에 보였다. 다만 상대의 마기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서 겉으로는 그의 탐욕만이 느껴졌다. 이것은 틀림없는 마기로, 상대는 인간의 몸을 뒤집어쓴 진마(眞魔)였다.
수선자들은 ‘진(眞)’이라는 글자를 아주 신중하게 사용하는데, ‘진마’란 단어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의 몸을 쓴 마귀는 쉽게 알아챌 수 없지만, 육신 속에 숨겨진 욕망은 더욱 커지는 법이다. 만약 그 안에 희미한 살의와 탐욕이 섞인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면, 계연은 이 초명재의 몸을 차지한 자가 진마라는 것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초명재도 매우 꺼리는 기색으로 계연을 쳐다보았다. 황씨 집안에서 돌팔이도인 하나를 초청해 왔다는 것은 그도 들었으나, 그는 저택에 들어와서도 어떤 특이한 기운을 느끼지 못했었다. 만약 계연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그는 어떤 기운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계연의 등 뒤에 떠 있는 선검과 자신의 혼을 빨아들일 것만 같은 두 눈은 절대 가벼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파워볼게임사이트
서로를 꺼림칙하게 느끼던 계연과 초명재는 마음속으로 같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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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어디서 온 놈이지?’ “귀하는 청송 도인이 아니시군요? 제선이라는 자는 점이나 쳐주는 그저 그런 도사 나부랭이인데…….” 초명재는 눈을 가늘게 뜨고서 물었다.
상대방은 자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확실했다. 황흥업 같은 일개 범인이 이런 인물을 청해올 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자가 자신을 언제부터 지켜보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눈앞의 사람은 청송 도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이자가 언제부터 덫을 놓기 시작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동락현에서 점을 쳐주던 때에도 이미 청송 도인이 아니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보자마자 공격하지 않는 것을 보니, 상대는 자신에게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파워볼실시간
계연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있었다.

“그쪽도 초명재가 아니지 않습니까? 서로 뻔히 아는 사정은 그만 얘기하고, 괜찮다면 자리를 옮겨 저와 이야기를 좀 나누지 않겠습니까?” 초명재의 뱃속에서 미세한 ‘꾸르륵’ 소리가 났다. 무언가 그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는데, 무의식적으로 그는 황흥업을 쳐다보았다.
황흥업은 아직도 조금 멍하긴 했으나 그래도 꽤 총명한 사람이라, 계연과 초명재의 간단한 대화 몇 마디에서 무언가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이제야 몸에 오한이 든 것처럼 오싹한 느낌을 받았다.
계연이 등 뒤로 쥐고 있던 왼손에서는 이미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계연은 오른손으로는 힘을 주어 황흥업이 있는 쪽으로 뻗고서 황흥업 앞을 막았다.실시간파워볼
“저도 몸속의 신령이 아주 드물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마까지 그것을 넘볼 줄은 몰랐군요. 이왕 제가 이 자리에 있으니 귀하께서도 잠시 황 선생을 해하려는 생각은 접으세요. 우리가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하면, 무전진부터 동락현까지 모든 땅이 3척(1척은 약 30cm)은 깎여 나가고도 남을 테니까요.” 우웅-. 등 뒤에 넝쿨검도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검집 위에 적힌 ‘영운청등장봉만장(靈韵靑藤藏鋒萬丈: 영험한 넝쿨이 만 장(丈)의 날카로움을 숨기다)’에서 ‘장(藏: 숨다)’자는 흐릿해졌고 ‘봉(鋒: 날카롭다)’ 자는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휘이…… 휘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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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접실에 희미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이로 인해 황흥업과 이들 주변에 기립해 있던 시녀들은 숨을 쉬기 힘들 정도였다. 초명재는 계연의 등 뒤에서 만 장 높이의 검광이 이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가 고개를 흔들고 다시 쳐다보았을 때는 마치 환상처럼 이미 검광은 사라진 상태였다.
“저도 황흥업이 어떻게 몸속 신령을 얻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대단한 진선(眞仙)을 등 뒤에 두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군요. 하하하……. 귀하의 말씀대로, 싸움을 시작하면 서로에게 좋을 것이 없지요. 어디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면 되겠습니까?” 두 사람은 절제된 태도로 이렇게 양측이 공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경칭(敬稱)을 사용하고 있었다.
계연은 이 진마를 무척 꺼리고 있었는데, 선검이 있다고 한들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초명재 또한 계연을 경계하고 있었는데, 상대방은 정체를 숨기고 있으나 자신의 정체는 밝은 곳에 전부 드러나 있는 것 같은 기분마저 느꼈다.
‘반드시 내가 두려워한다는 걸 숨기고 겁을 줘야 해.’ 계연은 이렇게 생각하며 방법을 떠올렸다.
“하하! 저도 귀하도 서로를 믿지 못하니, 황 선생에게서 너무 멀리 떨어지고 싶지 않겠지요. 마침 이야기를 나눌 만한 곳을 아는 적당한 이가 있습니다…….” 계연은 상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아주 살짝 발을 들어 올렸다가 지면을 밟았다.
“토지신께서는 속히 와주십시오.” 황혼 같은 빛이 일렁이며 지면에서 연기가 솟아올랐다. 소환된 토지신은 연기 안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본 초명재는 놀라 몸이 굳었다. 이는 제대로 된 구신술이었는데, 심지어 운용하는 모습도 간단하기 짝이 없어 조금의 힘도 들이지 않은 것 같았다. 게다가 술법을 사용할 때 나오는 법력의 기운도 미세하기 짝이 없어, 말 한마디만으로 술법을 부리는 것처럼 보였다.
초명재의 마음에는 이제 경계심이 가득 차, 초명재는 어떻게 이 상황에서 무사히 몸을 빼낼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토지신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계연을 향해 몸을 굽히며 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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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을 뵙습니다. 그 사악한 것은 무전진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밤…….” 토지신은 여기까지 말하다가 돌연 몸을 굳혔다. 원래 하려던 ‘제가 밤낮으로 경계를 늦추지 않고 감시했습니다’라는 말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 ‘상선’과 마주 선 초명재를 이제야 발견한 탓이었다.
이렇게나 긴장된 분위기 속에 계연은 토지신이 매우 놀랐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계연은 토지신이 하는 말을 통해 토지신이 자신을 진마보다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
“무전진에서 적당한 곳을 찾으려면 토지신께 묻는 것이 제일 적합하지요. 토지신이시여, 저희가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려 하는데 어디가 좋겠습니까?” 토지신은 호흡을 가다듬고 초명재를 보다가 다시 계연을 바라보았다. 토지신은 아주 기민하게 ‘저것’이 심상치 않은 존재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게 아니라면 상선께서 저것과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나눌 리가 없었다.
그러나 상선이 곁에 있어 토지신도 금방 진정할 수 있었다. 최소한 상선은 농을 치듯 이야기하고 있었고, 맞은편의 저것은 기에 눌려 설설 기는 듯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파워볼사이트
“상선께 말씀 올립니다. 제 거처로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비록 남루하지만, 속세의 범인들이 끼어들 일도 없고, 저승의 관리들도 방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가 말하는 곳은 토지신당이 아니라 그 밑의 토지부(土地府)를 일컫는 것이었다.
계연은 초명재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초명재는 어찌할지 끊임없이 고민하다가 눈을 돌연 빛냈다.
“이 토지신은 귀하께서 불러온 것인 데다, 장소도 그가 정한 것이니 일찍이 정해진 것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저런 토지신이 어찌 감히 진선(眞仙)의 말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마귀이고 악(惡)으로써 사람을 꾀어내지요. 토지부는 가지 않겠습니다. 다른 곳으로 하죠.” 그가 이렇게 말하는 데에는 명료하고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계연은 약간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진마의 이런 반응에 계연은 담력이 조금 커졌다.
‘진마가 날 경계하다니 정말 잘됐군! 나도 겁이 좀 나지만, 진마는 그걸 모르니까!’ “그럼 귀하께서 장소를 정하시지요. 저는 어디든 상관없으니, 무전진 밖으로 장소를 옮긴다 해도 따르겠습니다.” “그럼 여기, 황씨 가문의 저택에서 이야기합시다!” 말을 마친 초명재는 원래 있던 자리로 가 앉았다.
황흥업은 식은땀을 흘리며 조금도 움직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는 도움을 구하는 눈빛으로 ‘청송 도장’을 바라보았다. 비록 방금 대화를 통해 저 사람이 진짜 청송 도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어쨌든 자신을 도우려는 사람인 것은 확실했다.
방금 초명재가 보인 주저하는 모습 덕분에 계연은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파워볼게임
“좋습니다, 이곳 황씨 가문에서 이야기하지요. 다만, 다른 이들의 방해를 받지 않는 편이 좋을 테니 이렇게 합시다. 토지신, 황흥업과 이 저택의 모든 하인을 전부 데려가 주세요.” 계연은 이렇게 말하며 황흥업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이런 회백색의 눈으로는 황흥업에게 안심하라는 뜻의 눈빛을 보낼 수 없었기 때문에, 계연은 대신 그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 보였다. 이를 본 황흥업은 그제야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상선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토지신은 그의 말에 따라 우선 황흥업의 곁으로 다가가, 넝쿨 지팡이를 땅에 짚었다. 그러자 황흥업과 토지신이 지면으로 사라졌고, 황씨 집안의 하인들도 그 뒤를 따라 하나둘씩 사라졌다.
그동안 계연은 시종일관 얼굴에 미소를 띤 채로, 초명재 쪽은 쳐다도 보지 않고 응접실 바깥을 바라보았다. 상대방도 눈을 감고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이는 토지신의 행동을 묵인한다는 뜻이었다.
저택의 모든 사람이 전부 사라지고, 넝쿨검의 검집 위에 있던 흐리거나 빛나던 글자도 점차 원래 모습대로 돌아갔다.

초명재는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속으로는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방금 그 짧은 순간 그는 공격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이 저택에 있던 인간들이 모두 사라지면, 옆에 앉은 자가 즉시 자신을 공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보니 괜한 우려였던 것 같았다.
계연은 이미 할 말을 모두 정해 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성의를 보이고자, 황흥업이 있던 곳에 앉아 초명재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그 후 계연은 준비되어 있던 새 찻잔을 가져와 자신의 잔에도 차를 한 잔 따른 후 입을 열었다.
“사실, 옥회산과 통천강을 제외하고 대정국 안에 귀하와 같은 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몹시 놀랐습니다.” 초명재도 그가 자신에게 차를 따라준 행동이, 겁이 나서 잘 보이려고 한 것이 아님을 알았다. 도력이 높은 수선자들은 성격이 대부분 제멋대로여서, 말과 행동이 마귀들보다 괴팍할 때도 있었다.
“귀하를 보고 저도 만만치 않게 놀랐습니다! 보아하니, 그 소동을 구경하러 대정국에 온 자들이 적지 않은 것 같군요. 진선(眞仙)까지 오다니요.” 차를 한 입 마시며 초명재는 일부러 비꼬듯이 말했다.
모두 진선의 도력이 깊고 심오하며, 인간 세상에 관심이 없다더니 지금 여기에 온 것을 보라.
그러나 이렇게 풍자하는 초명재도 가볍게 던지듯 말했을 뿐, 정도를 넘는 말은 하지 못했다.
이 진선에 대해 조금 알고 나자, 그는 자신이 그동안 쌓은 수행이나 도력 모두가 상대보다 한참 모자란다는 것을 느꼈다. 게다가 상대는 영성(靈性)이 있는 선검을 등 뒤에 달고 있으니, 이자의 실력은 자신보다 훨씬 강력할 것이다.
계연도 상대가 말로 비꼰다는 것을 알아차렸으나, 그보다 계연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초명재가 한 말에 담긴 정보였다.
‘구경하러 오다니? 대정국에 구경하러 올 만한 일이 뭐가 있지? 응굉은 뭔가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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